20231127_AI의 본질, 자동화의 자동화

🪷 Summary

• AI는 자동화를 자동화해주는 것. 생산성을 산술이 아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킨다
• 기술의 복잡도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오늘의 sub task는 과거의 main task였다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세상이 바뀔 때 변화의 본질을 인식하고 이를 기회로 변환하는 능력이 있다. 그런 점에서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전화기의 본질을 문자와 통화 수단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임을 인식한 일화는 교훈적이다. 그런 점에서 나도 AI가 가져오는 거대한 흐름의 본질을 인지하여 기회를 잡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자문을 해보았다.

내가 생각하는 AI의 본질은 무엇인가? 나는 AI의 본질이 자동화의 자동화(자동화의 제곱 또는 다차원화)라 생각한다. 여기서 자동화 대상은 지적 활동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자동화 대해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구글에 자료를 검색하는 task의 구성요소들을 거칠게 나누면 1)유저의 클릭 행위, 2)검색엔진의 자료검색 후 출력 행위로 볼 수 있다. 전자는 인간의 노력이 필요하고, 후자는 구글이 만든 엔진을 통해 자동화할 수 있는 영역이다. 우리는 이 기술이 그저 단순한 자동화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과거 사람들에게는 마법처럼 보일 것이다. 18세기 벤자민 프랭클랜이 필라델피아에 회원제 공유 도서관을 설립했을 당시, 공공 도서관이라 불릴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고 있더라도 자료들이 분산되어 있었다. 당시 아메리카인들이 서적을 찾기 위해선 여러 주나 심지어 국가들을 오가야 했는데, 이는 오늘날 클릭 한 번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1차원 자동화라고 정의해보자.

구글 검색엔진이 1차원 자동화라면 2차원 자동화는 어떤 것일까? 아마도 검색을 위한 검색을 자동화해주는 것이지 않을까. 예를 들어, 우리가 ChatGPT에 내가 쓴 일기를 기반으로 제주도 여행지 추천을 해달라고 요청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사고 실험을 한다면 이렇게 흘러갈 것이다. ChatGPT는 나의 일기를 수집하고 분석 -> 일기 중 맛집에 대한 높은 빈도수 고려해 맛집을 중심으로 여행을 기획해야 한다는 인사이트를 도출 -> 제주도의 주요 여행지들 추출 후, 맛집 근처의 여행지들 위주로 점수를 매긴 후 -> 최종 여행지 루트 추천. 홀로 수행했을 때 참 고될 수 있는 일을 AI를 통해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점을 바꿔서 또 다른 예시를 들어보자. 과거 일반인들이 맛집 리스트 정보를 얻으려면 누군가는 매거진이나 신문 한켠의 맛집 정보를 매주 한 장씩 스크랩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하지만 오늘 이런식으로 자료를 수집하는 사람은 전문가 뿐이다. 정리하자면 우리가 생각하는 main task는 생산성의 증가로 subtask가 될 수 있다.

기존의 main task가 sub task화되는 세상이 오는 것은 다른 말로 우리가 더 높은 차원의 일에 집중하는 문명으로 도약하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구글의 검색 프로덕트에 대한 Sam Altman의 비관적 의견에 공감한다. 오늘날 검색 엔진은 단순 검색이라는 main task를 도와주는 제품이지만, AI 기술이 보편화되면 단순 검색 행위는 더 고차원적 질문을 위한 sub task로 종속되기 때문에 그 가치는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